한반도 군비통제환경_남북한 신뢰구축방안(Mr. Jung-Sun Kim)_1회

 

 

역사적 사실로 보아 군사력이 미약한 강대국은 지구상에 존재해 본적이 없다는 사실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불변의 진리이다.

 

상호견제와 협력 및 대립하의 국익 추구 과정에서 군사력은 필수 요소로써 인정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동북아지역과는 달리 유럽지역의 국가들 간에는 문화적, 정치적, 안보적 동질성 때문에 일찍이 1949년 미국 · 캐나다를 포함한 서부 유럽국을 중심으로 지역집단 방위체제인 NATO를 결성하였고, 1955년에는 소련을 주축으로 한 동유럽국가가 나토에 대응하는 지역방위체제로 WTO를 탄생시켰다.

 

또한 유럽지역의 신뢰구축 및 안보문제에 관한 동 · 서간 군비통제 협상은 크게 ‘핵무기’와 ‘재래식 전력’을 대상으로 추구되고 있다.

 

핵무기에 대한 협상은 1962년 쿠바미사일사태의 충격을 겪은 미국 · 소련 쌍무 간에 핵전쟁의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그 협상이 진지하게 진행되어 왔다.

 

그것은 제네바에서 1970년대에 SALT I 및 SALT II 협정을 거쳐 1987년12월 INF폐기조약이란 실질적인 성과를 이룩하였고, 현재는 우주무기 및 전략핵무기협상 (START)이 계속되고 있다.

 

재래식 전력의 분야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중복되는 두 가지 접근법이 서로 다른 기능적이고 연대기적인 맥락에서 논의되어 왔다.

 

그 하나는 비엔나를 중심으로 ‘중부유럽 에서의 병력과 군비의 상호감축 및 관련조치’에 관한 협상이 NATO와 WTO 간에 동맹 대 동맹방식 으로 1973년부터 16년간이나 진행되었으나 아무런 합의 없이 1989년 2월에 폐막되었다.

 

그 이후 유럽 재래식 전력 군축회담(CFE:Conference on Armed Forces in Europe)으로 대체되어 20여 개월의 협상 끝에 1990년11월19일 제 1차 CFE조약을 체결하였고 11월 26일부터는 제 2차 CFE협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 접근법은 군사력의 구조, 즉 병력과 장비에 대한 감축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었다.

 

두 번째 접근법은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전 유럽 35개국이 개별적으로 참여하는 전 유럽안보협력회의(CSCE: Conference on Security and Cooperation in Europe)로서, 1975년 정치적 신뢰구축조치인『헬싱키 최종합의서』와 1986년 정치, 군사적 신뢰안보구축조치인『스톡홀롬 협약』의 성과를 이룩하고, 1990년11월21일 CSCE 34개국』 정상들이 유럽의 냉전종식을 공식선언한 『파리 헌장』를 채택하였다.

 

이러한 유럽에서의 현행형태의 군비통제는 일련의 구체적이고도 조직적인 계획에 의해 비롯된 것이 아니라, 미국 의회의 Mansfield안과 같은 특별한 정치적 압력과 소련이 정치적 목적에서 발생된 것이었고 분단된 유럽 상황의 산물이었다.

 

그러나 이는 유럽의 동질성, 대칭적 집단안보체제로 인한 협상의 용이성 등 유럽 특유의 특성으로 설명될 수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결정적인 계기는 동유럽 사태 및 구소련의 붕괴를 꼽고 있다.

 

한편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도 추상적인 제안에 불과하지만 여러 국가가 다자간 안보협력체제에 대한 구상을 제의해 오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보며, 이와 같은 제안들은 역내 국가들이 권위주의적 체제에서 국민 복지를 염려하는 민주체제로 발전하고, 시장 경제를 통한 상호의존성과 국제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하면, 구상단계에서 실천단계로 급속히 발전될 것이다.

 

유럽의 군비통제협상 과정에서의 교훈과 한반도의 군사전략적 상황의 분석을 통해 볼 때 남 · 북한 군비통제의 목표와 접근방법은 다음과 같이 제시할 수 있다.

 

한반도 군비통제 해결의 실마리는「헬싱키 최종 합의서」채택에 따른 동 · 서 간의 정치적 현실 인정에서 보듯이, 우선 북한이 한반도에서의 현실을 인정, 남 · 북 간의 평화공존과 관계 정상화를 받아들이는 데 있다.

 

곧 남 · 북한 간의 군비통제는 양측 간의 신뢰구축을 전제로 한다.

 

이러한 남 · 북한 간의 정치적 신뢰구축을 기초로 양측은 현재의 휴전협정체제를 대체할 새로운 평화조약을 체결하고「스톡홀름협약」을 본받아 기습공격의 위험이나 오판에 의한 전쟁발발의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와 아울러 이들 조치의 충실한 실행을 보장하기 위해서 한반도 안보문제에 대한 국제적 보장 특히 주변 4강대국의 협력이 요구된다 하겠다.

 

한반도에서의 상기와 같은 군비통제는 국가안보보장의 한 수단으로서, 일차적으로 남 · 북한 간에 정치, 군사적 대결과 긴장상태를 완화, 해소시켜 무력분쟁이나 전쟁의 위험을 제거하고 남 · 북한 간에 존재하고 있는 근본적인 정치, 군사적 긴장의 근본인 상호 뿌리 깊은 적대감과 불신을 제거해야 하며, 동북아 국제역학구조상 관련이 있는 미국, 소련, 중국, 일 본 등의 4강대국들의 협조와 보장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구체적인 군비통제에 앞서 양측은 정치적 및 군사적 신뢰구축 단계를 거쳐서야 비로소 실질적인 군비감축을 목표로 하는 구조적 군비통제에 임할 수 있는 것이다.

 

군비통제는 본질적으로 정치적인 것이며 군사 및 안보 전략의 일환이다.

 

따라서 군비통제는 그것을 추구하고자 하는 나라나 지역의 대립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정치적 타결되지 않고는 그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이다.

 

1970년대 세계적 긴장완화노력의 기수였던 헨리 키신저의 주장처럼 만일 평화를 향한 열망이 어떠한 대가를 지불해서라도 갈등의 회피로 변질된다면 그리고 만일 정의로운 자들이 힘을 얕보고 자신들의 도덕적 순수성에서 도피처를 찾는다면 전쟁의 공포는 강자에 의한 공갈의 무기가 되고 크든 작든 평화로운 국가들은 가장 무자비한 자들의 처분에 맡겨지게 될 것이다.

 

힘의 균형은 평화의 전제조건이다.

 

따라서 전쟁가능성에 대한 낙관론자들의 평화의 토대인 힘의 균형과 그에 입각한 억제력을 손상시키는 데 효율적이라면 그들은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바로 그 전쟁발발에 자신도 모르게 기여할 수 있다.

 

따라서 실질적인 군비감축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힘의 균형 및 실질적인 억제력을 확보하고 정치적, 군사적 신뢰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것은 현대 의학적 치료에서도 질병의 원인을 공격하기 전에 우선 열을 식히는 작업부터 하는 것과 같다.

 

군축은 긴장완화를 창조할 수 없다.

 

따라서 긴장완화가 깨지면 군축도 깨지게 될 것이다.

 

긴장 완화 없는 군축은 마다리아가(S. de Madariage)가 비유한 동물들의 군축회담처럼 공허한 모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