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대혁명. (부제: 국가통치사상학)_27/100회_혁명의 시작.

 

 

그렇다면 그동안 한국정치과정에 나타나는 지배권력 구조는 우리에게 어떤 과제를 남기고 있는가? 그리고 그 전망은 어떠한가?

 

먼저, 지하경제에 의존된 정치권력 창출을 계기로 본 지배권력 구조 관계 및 금권유착의 연속성 차원에서 본 정치자금 개혁의 논리를 살펴보자.

 

한국의 자본주의적 경제성장과 정치적 권위주의는 상호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며, 이러한 양자의 상화관계는「정부에 의한 투자재원의 통제」를 초래함으로써 금권유착에 따른 지배권력 구조를 형성하여 왔다.

 

사실 그동안 한국정치는 형식적인 많은 통제 속에서 권위주의적 정치과정의 속성을 지속 강화해 왔다. 정치체제의 변화패턴은 사적 권위주의체제에서 군부 권위주의체제로 변화 된 것은 다름이 아니다.

 

제 1공화국 이승만 자유당 정권의 불안정한 국가장치 및 매우 낮은 제도화 수준 속에서 4 • 19에 의해 붕괴되기까지의 사적 권위주의 체제에서 5 • 16 군부쿠데타의 군부권위주의 체제로 변화된 것은 정치권력 창출과 정권유지를 위하여 매우 은폐적이고, 묵시적인 지하 경제적 정치자금 조달과정 및 형태에 있어서 지배권력 체계의 문제점과 한계성을 극명하게 노출된 점, 바로 정치체제 변혁의 계기가 여기에서 비롯된 것임을 이미 지적한바 있다.

 

자본주의를 추구하는 현대사회에서 정치자금을 지하 경제적 「검은돈」으로만 취급하는 부정적 고정관념인 편견 자체가 부정적으로 강화되는 속성을 가지고 있어 편견의 해소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지만, 정치자금 조달 과정 및 형태의 개선에 대한 정치 사회학적 법 제도와 연구들은 편견의 해소를 위한 여러 방안들을 제시해 오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사에서는 정치자금 개혁을 위한 아무런 정책적, 제도적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서는 정치개혁이 수반된 정치자금법 제도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새삼 거론하지는 않겠으나 그동안의 공통적인 지적처럼, 한국의 현실정치에서「빙산의 일각」으로 여겨지는 지하 경제적 정치자금의 조성과정을 볼 때, 공식화된 부분의 정치자금 개혁의 순리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비판도 제기될 수 있겠다.

 

그러나 장기적인 국민의 정치적 의식 변화와 정치자금법 제도의 개선에 우선하여 단기적인 차원에서 개혁에 대한 의미상실과 유권해석의 법적 모순성을 지적함은 이에 대한 정치자금 개혁의 힘으로써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의의를 둘 수 있겠다. 그리고 한국지배권력 구조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도 시대적 상황을 유추해 볼 때, 정치체제와 상호 밀접한 「4대 유착」(정경유착, 정종유착, 정언유착, 정폭유착) 배경이 정치권력 창출 및 정권유지를 위한 목적에서 비롯되었고, 이에 따른 정치체제의 낙후성과 주변성이 다시 「지하경제적」(4대 유착)을 재생산하는 구조로 작용해 왔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하경제적 「검은돈」(정치자금)의 이러한 재생산 구조는 오늘날에 마찬가지이다. 즉, 현대 민주정치에서 정치자금이란 다양하게 그 개념이 정의되고 있으나, 국민이 정치에 참여하고 정책에 대한 국민의 동의를 구하고 국민이 사의하는 기회를 만드는데 필요한 비용으로도 해석된다. 급기야는 국민이 정치적 의사형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정치활동의 원동력인 정치자금이 ‘정치의 젖줄’ 이라는 다소 긍정적 표현과 ‘정계의 검은돈’ ‘정계의 비자금’등의 부정적 의미로도 표현되는 양비론적인 정치 사회적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고 볼 수 있. 따라서 정치자금 개혁을 위한 노력은 국민의 건전한 의식 전환뿐만 아니라 지하경제에 의존된 정치 체제의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금융실명제의 양비론적 정치적 함축성에 관한 문제이다.

 

금융실명제가 초래하는 의미, 즉,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 체계에 있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는「검은돈」을 어떠한 제도적 장치로서 이용 할 것인가에 대한 정치적 상황 판단과 집단 이기주의의 저항에서 출발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취약성은 경제 구조와 경제 주체들의 일상적인 경제 활동 속에 뿌리 깊게 남아있는 전근대성과 지난 30여 년간 지속 되어왔던 정부주도의 경제개발이 노정한 부작용들이 결합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이미 거시경제적인 요인들을 관리 할 능력을 상실한 정부가 국제 금융체제의 급격한 변동이나 완전한 붕괴에 대응할 수 있을까? 라고 불리 울 정도의 결여된 정책적 판단이 경제논리를 좌지우지하는 상태에서 금융실명제가 단행되었다. 이후 한국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으로 인해 오히려 창의적인 경제활동을 제약하거나, 왜곡시켜 경직적인 경제구도를 야기 시킴으로서 한국경제는 점차 성장잠재력을 상실해가면서 급속한 국제화 시대에 적응력을 잃게 될 우려도 없지 않다.

 

즉,「제도적 배경이 부실한 상태에서의 실명제가 갖는 정치적 함축성」으로 표출되어 국가경제 전반에 걸쳐 실물투자가 왜곡되고 금융시장의 자율기능을 저해함으로써 자본 잠식 등으로 인한 장기적인 인플레, 금융공황, 경기 후퇴 등이 초래될 수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민정부의 의미 상실에 따라 ‘범여권 결속’의 한계와 ‘변화와 개혁’을 위한 지배 엘리트 구성의 갈등 및 정언유착의 문제를 보자.

 

일반적으로 합당이라고 하는 개념은 합당을 하는 정당이 명분으로 내세운 범야세력의 대동단결이 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했다면 각 정당이 꼭 합당을 하여야 할 당위적인 요인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야당세력이 합당을 한 여러 요인 속에서는 그 당시 선거제도가 소선거구 다수대표제이기 때문에 합당을 하는 것이 국회 내에서의 의석수를 각 정당이 합당을 하지 않을 경우 보다 많이 확보할 수 있으므로 야당들은 합당을 통하여 결국 정당제도가 양당제로 형성되게 하였다.

 

여하튼 김영삼 대통령이 야당의 ‘홀로서기’내지는 야당통합이 아닌 정권창출을 위해서 필연적 선택으로 여권과의 합당이라는 변칙적인 방법을 통해 집권한 유신의 잔재와 신군부의 유산에 대한 일정부분의 대물림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김영삼 정권은 6공을 잇는 군사정권의 토대를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김영삼 정권이 정권교체 과정을 불식시키고 문민정부 수립을 위한 개혁의 의미를 국민들로부터 얻고자 한다면, 지난날 군부 권위주의 정권의 타성과 기득권 세력의 그물망과 같은 「3당 합당」(범여권 결속)을 포기해야만 하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범여권 결속」(기득권층)을 포기할 경우, 권력누수로 인한 정국은 혼돈 속에서 표류 될 것은 자명한 이치이기 때문에 기득권층의 포기가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정치의 주요 기능은 그 사회 전체가 추구해야 할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해야 하는데, 어떠한 체제이건 공통된 목표는 안으로 통일성(unity)과 안정성을 유지해야 하는 것으로 보고 그 기본 목표를 달성하는데 일차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구조가 곧 정치체제라고 본다.

 

이 정의 속에는 통념적인 의미의 “정부의 개념”도, 정치 현황을 규정하는 요소도, 정치 현상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이데올로기의 요소도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 정치체제의 정치적 집단이 매우 강력한 유기적 동질집단의 준거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력을 갖는 지배엘리트 구성과 형태에 따라서 정치를 독립변수로, 경제 • 사회를 종속변수로 하는 국가 형태가 급속히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여건을 전제할 때, 정치 엘리트 구조 문제와 김영삼 대통령의 역할은 ‘변화와 개혁’에 있어서 결정적인 것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정치 체제의 형성 이전에 반대급부를 제공해야 할 가신세력의 불평등 구조와 중첩되어 있다는 데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현 단계로서의 해결방법은 최고 권력자 및 각계 상층 엘리트가 문민정부 수립을 위한 ‘변화와 개혁’의 차원에서 과연 국민적 지지가 무엇을 의미하는 가를 자성의 노력에 기댈 수밖에 없다. 그리고 현대를 일컬어 대중사회라고 하며 그 대중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사회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곧 대중매체라 할 것이다. 이러한 대중사회의 사회적 특성은 여러 요인으로 분석 할 수 있지만 그 뚜렷한 요인은 사회적 정보가 유통되는 양상의 변화이며 이 정보유통 형태의 변화는 곧 인간의 떠날 수 없는 정치적 환경의 변화와 같은 것을 말한다.

 

대중 민주정치의 발전은 곧 매스미디어에 의하여 달성되었고 그것을 일컬어 미디어 크라시(Media Cracy)라고 극단적으로 표현하기도 하는 것이다. 인간의 의사소통 행위의 총체로서의 커뮤니케이션 행위는 사회 제 관계에서 각종의 이익을 표출시키고, 이들 통합 관리하는 정치 행위의 일부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날로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 정치체계 구성원들의 정치행위가 민주적으로 변화 할 때 그 정치체계는 민주적으로 변화한다. 이와 더불어 민주적 정치체계가 국가발전의 주 원동력이 된다고 볼 때, 민주적 정치형태의 발전은 곧 국가발전의 주요한 요소라 본다.

 

그러나 텔레비젼이 매스커뮤니케이션 자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따라서 사회적 기능 또한 점차 커지면서 이제 “정치는 단순하게 또는 일반적인 미디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기도 하고, 수용자와의 직접효과를 수반하는 텔레비젼에 의한 정치”라고 구체적으로 표현되는 시점에까지 이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그동안 여론 정치적 기능에 의존된 김영삼 정부의 정책결정 형태는 새로운 정언유착 적 패러다임이 증폭 형성될 가능성이 보인다. 만약, 현실적으로 언론정치 세력 군이 형성되어 매스커뮤니케이션의 구조적 역할을 통해 이념적 지향에서 문민정부와 각기 다른 차별성을 강조하고 나서는 시점이라면 이를 어떻게 수렴할 것인가와 관련된 언론정치 제도의 개선문제도 진지하게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끝으로, 한국정치에 있어서 지하경제에 의존된 정치권력 창출과정을 분석하면서, 다시한번 확인한 것은, 정치권력을 통해 해결하려는 「4대 유착」(정경유착, 정종유착, 정언유착, 정폭유착) 문제들이 사실은 그 정치 권력구조의 한계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바로 한국 정치에서의 지하경제에 의존된 정치권력 창출구조가 한계성의 모순으로부터 반대 급부적인 미래사회에 대한 공상적 사회주의 체계만이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논리를 낳게 된다. 이는 곧 고전화 된 마르크시즘의 혁명이론과 다른, 또 하나의 쿠데타적 성격을 띤 혁명을 초래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