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복합체계 차원에서 본 세계무기시장의 순환경로_7회

 

 

탈냉전 시대를 맞은 미국의 향후 대외군사정책도 냉전체제 하에서의 대규모 군사력 투입과 같은 개입정책을 지양하고, 대신 경제우선정책에 따른 국방비 감축으로 세계문제 개입 시 명확한 한계를 설정 미국의 이익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 가에 따라 대처해 나갈 것이 분명하다.

 

이로 볼 때 미국은 실제로 이러한 세계전략개념에 의해 이전의 간접지원형식에서 직접비 분담요구 증대와 함께 방위분담형식도 비용분담(cost sharing)에서 궁극적으로 역할분담(burden-sharing) 확대를 요구하게 된 배경은 경제 · 군사 · 정치적으로 나누어 볼 수 있지만 그 근본 원인은 특히 경제적인 데 있다.

 

특히 미국 경제력의 약화현상은 ‘세계를 주도하는 미국경제’를 ‘세계에 적응하는 미국경제’로 변화시켜 놓았으며, 미국인들로 하여금 2등 국가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을 갖도록 했다.

 

오늘날 미국경제가 처해있는 고통의 현실은 미국인들의 3/4 이상이 경제문제를 중대한 국가안보의 문제로 간주하고 있고, 또 미국 행정부가 적자해소를 위해서라면 경제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데에 잘 나타나 있다.

 

이에 부응하여 「레이건」행정부가 출범한 초기 5년 만에 미국의 부채가 2배로 증가하여 총 2조 달러 수준을 초과함으로써 세계 최대의 채무국이 되었고, 이 부채는 1990년 까지는 미국 GNP의 40%에 해당하는 2조 3천억 달러에 도달할 뿐 아니라 사태를 우려하는 사람들은 이 추세가 계속되면 2000년에는 미국의 국가부채가 13조 달러(1980년의 14배), 이에 따른 이자 상환액은 1조 5000억 달러(1980년의 29배)에 달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해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유지비가 주둔 병력수의 증가에 따라 ‘79년도 90억 달러 규모에서 지난 ’87년도에는 120억 달러 규모로 증가되었으며, 특히 「페르시아」만 사태와 같은 빈번한 지역분쟁의 발생은 미국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켜 왔다.

 

그 결과 레이건 대통령의 감세와 군비확장의 추진이 비록 냉전의 종식을 앞당겼다고는 하나, 과도한 국방비의 투자로 인한 미국 경제력의 약화는 미국을 일본 다음의 2등 경제국으로 끌어내리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한 미국 국민의 불만은 곧 정권교체로 나타났고, 새로 등장한 민주당의 클린턴 행정부는 군비삭감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미 미국의 클린턴 행정부는 당시 선거 공약을 통해 오는 1997년까지 5년 간에 걸쳐 국방비를 1천억 달러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바 있다.

 

이 같은 국방비 삭감액은 당시 부시 공화당정권의 감축계획 규모인 약 500억 달러에 비해 거의 2배 이상 되는 것으로 향후 민주당 정부의 의도가 어디에 있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참고로 93년 미국의 국방비는 약 2,830억 달러이다.

 

따라서 클린턴 대통령은 앞으로 국방비를 매년 200억 달러씩 감축해 나가야 오는 1997년에 삭감목표인 2,000억 달러 수준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클린턴이 밝힌 년 간 삭감목표 200억 달러는 세계 제 3위의 군비 지출국인 일본의 1년 국방비 380억 달러(1993년)의 절반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당시 더욱 더 중요한 것은 클린턴이 군비 삭감론자로 유명한 레스 아스핀과 로이드 밴슨 의원을 각각 국방장관과 재무장관에 임명한 것도 이 같은 군비삭감계획을 강력히 추진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유럽국가들도 미국 못지않은 군비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 유럽의 나토(NATO)회원국들은 군비삭감에 매우 적극성을 띠고 있다.

 

현재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영국도 당시 1994년까지 31만 2천명의 병력을 약 25만 명으로 대폭 줄인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스페인도 국방비를 매년 3%씩 감축해 나가기로 결정했으며, 노르웨이도 당시에 대대적인 국방비 개혁에 착수하였다.

 

1990년 통일 대업을 달성한 독일도 통일비용 증가에 따른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약 52만 명의 병력을 당시 1994년까지 37만 명 수준으로 대폭 감축하였다.

 

또한 독일은 최근 재정적자를 이유로 전투기 제조회사 등 군수업체들에 대한 무기발주를 중단하는 한편, 구 동독군 보유의 탱크, 잠수함 등 중고 무기의 해외 판매에 적극 나고서 있다.

 

벨기에도 최근 8만 명에 이르는 병력을 대폭 감축하고 징병제도의 폐지라는 획기적인 발표를 하였다.

 

특히 벨기에는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해 탱크 210대, 전투기 105대, 전함 22척 등 보유무기의 절반을 매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처럼 벨기에의 군축계획은 서유럽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켜 많은 나라들이 벨기에와 유사한 군축계획을 마련 중이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네덜란드도 벨기에의 군축계획이 발표되자 병력규모를 단계적으로 44% 감축한다는 내용의 대대적인 군비계획안을 내놓았다.

 

이렇듯 세계는 냉전 시대의 안보부담감에서 벗어나 그동안 침체된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군축노력에 앞장서고 있다.